일본 주식 주주우대 제도
일본 주식을 공부하다 보면 '주주우대'라는 단어를 종종 듣게 되는데요.
'주주우대'란 상장 기업이 일정 주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에게 기업이 자율적으로 '소소한 선물'을 제공하는 제도입니다.
사실 한국에서 일본 주식을 투자하는 저희 같은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별로 의미없는 혜택이긴 합니다.
그러니 오늘은 그냥 일본 주식 시장에는 이런 재밌는 제도도 있네, 정도로 가볍게 읽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주주우대'로 어떤 것들을 제공할까요?
주로 상품권이나 식음료, 해당 기업의 상품/서비스 할인권 등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일본 항공사인 JAL이나 ANA는 주주 우대 혜택으로 국내선 탑승권 할인을 제공하고 있고
생활용품 전문기업인 라이온(LION)은 자사 생활용품을 주주 우대 혜택으로 제공합니다.
보유 주식 수 뿐만 아니라 주식 보유 기간 조건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전신전화(NTT)는 주주 우대 제도로 주주들에게 d포인트를 지급하는데,
100주(1단원) 이상을 2년 이상 3년 미만 계속 보유한 주주에게는 1,500포인트, 5년 이상 6년 미만에는 3,000포인트를 지급한다고 합니다.
주주 우대를 실시함으로써 기업이 기대하는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개인 투자자에게 투자 매력 어필
- 장기간에 걸쳐 주식을 보유하는 안정 주주 확보
주주우대는 언제든지 변경되거나 폐지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하겠지만) 투자 판단에 있어서 결정적인 요소가 아닌 일종의 부차적인 서비스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여야겠죠.
최근 주주우대 제도 축소 트렌드
그런데 최근에는 이러한 '주주우대' 정책을 도입하는 일본 상장기업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노무라 인베스터 릴레이션스의 조사에 따르면, 주주 우대 제도를 보유한 상장 기업의 비율이 2019년 9월말 37% 이상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2022년 9월말 34.2%(1,473개사)로 3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주 우대 정책을 폐지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이유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1. 주주에 대한 공정한 이익 환원
배당의 경우 주주가 보유한 만큼 주수에 비례해서 이익이 환원되지만
주주 우대 제도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 보유해서 우대 혜택이 비례적으로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혜택의 가성비(?) 측면에서는 소규모 개인 투자자에게 더 유리하게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 체인을 보유한 A라는 기업의 경우
1단원(100주)을 보유하면 연 2회 자사 레스토랑 식사권 2매를 제공하고
2단원 보유 주주에겐 식사권 3매, 3단원 이상 보유 주주에겐 5매를 제공합니다.
그러므로 주주우대제도는 소액투자자에게 보다 매력적인 반면, 대규모 투자자에겐 큰 매력이 없습니다.
또한 환금성이 낮은 물건이나 식품의 경우 우대 혜택 자체를 행사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주 우대가 아니라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에게 환원하는 경우가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2. 상장 및 상장 유지에 필요한 주주수 기준 완화
2022년 4월 도쿄증권거래소가 기존 4개 시장에서 현행 3개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상장 및 상장 유지에 필요한 주주 수 기준이 크게 완화되었습니다.
기존에는 도쿄증권거래소 제1부 시장 기준 2,200명 이상의 주주 수가 요구되었지만
시장 재편 이후 프라임 시장에서는 800명 이상으로 주주 수 요건이 완화되었습니다.
개인 주주를 확보하기 위한 주주 우대 제도의 필요성이 과거에 비해 낮아진 것이죠.
3. 경기 침체 영향
주주우대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의 수는 그 동안 경기에 따라 증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019년 정점을 기록한 후, 2020년 코로나 쇼크로 인해 기업들의 주주우대 혜택도 다소 줄어들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최근 일본 증시가 전고점을 돌파하는 등 활황을 보이고 있고,
신 NISA 제도 시행으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기가 회복되면 주주 우대 혜택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주 우대가 줄어드는 것 이상으로 최근 일본 상장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및 배당 확대가 이어지고 있어
주주 우대 제도는 줄어들고 자사주/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이 늘어나는 트렌드가 지속되지 않을까 전망해 봅니다.
# 본 블로그는 일본 증시 및 주식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전달할 뿐, 투자에 대한 권유 및 의견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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